작업실이 사라지고 난 후, 이제야 보이는 것들작업실이 사라지고 2주가 지났다. 첫 주에는 후련함이 컸다. 오랫동안 유지해오던 공간이 한순간에 사라졌는데도, 이상하게도 아쉬움보다는 가벼운 느낌이 더 컸다. ‘이제는 짐을 내려놓아도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2주 차에 접어들면서 조금씩 새로운 감정들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후련함이 가라앉자, 이제야 내 상태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기가 온 것이다.작업실 없는 삶, 다시 적응하기처음엔 ‘작업실 없이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작업실이 사라진 후에도 여전히 창작을 지속할 수 있는 사람인지 되묻게 되었다. 과거의 나는 ‘작업실에서 작업을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어느 정도 안심이 되었다. 내가 예술가로 존재한다는 느낌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