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은 뭐야?”
너무 단순한 질문 같지만 한 번쯤 멈춰서 곰곰이 생각해보게 되는 질문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떠올리고 존재하지 않는 것을 그려보는 힘.
누군가는 말한다.
“상상은 현실 도피일 뿐이야.”
하지만 정말 그럴까?
우리가 오늘 누리는 수많은 ‘현실’은 사실 누군가의 ‘상상’에서 시작됐다.
상상력은 현실을 바꾸는 씨앗이다.
스마트폰, 인터넷, AI, 우리가 입고 있는 옷, 마시는 커피, 듣는 음악, 보고 있는 영상까지.
이 모든 것들은 처음엔 없었다.
그저 누군가의 머릿속에만 존재하던 것들이 시간을 지나 현실이 된 것이다.
상상은 그냥 흘러가는 공상이 아니다.
그건 언젠가 현실이 될 수도 있는 씨앗 같은 생각이다.
예술은 상상력이 자라는 공간이다.
예술은 언제나 존재하지 않는 것을 존재하게 만드는 행위였다.
화가는 보이지 않는 감정을 색으로 그려내고, 조각가는 돌 속에 숨어 있는 형상을 꺼낸다.
소설가는 한 줄의 문장으로 존재하지 않던 인물을 창조해낸다.
그들은 보이는 것을 베껴 그리는 게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을 상상해내는 사람들이다.
예술 속에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이야기,
감정, 기억, 꿈, 무의식…
우리 안의 깊은 것들이 담긴다.
그걸 꺼내는 힘이 바로 상상력이다.
상상은 도피가 아니다.
진짜 현실을 찾는 길이다.
상상은 종종 ‘비현실적인 것’, ‘몽상’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초현실주의 작가들은 말했다.
“진짜 현실은 보이는 것이 아니라 숨겨진 것이다.”
달리는 꿈속의 시계를 그렸고 마그리트는 현실과 언어의 어긋남을 시각화했다.
그들은 무의식의 세계를 현실로 꺼내보이기 위해 상상했다.
그래서 상상력은
미래를 예측하는 힘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 없는 것을 믿어보는 감각이다.
그리고 그 감각은 우리를 조금 더 자유롭게, 조금 더 깊이 세상과 나를 들여다보게 한다.
예술은 바로 그 상상력이 머무는 장소다.
머릿속의 낯선 이미지가 캔버스 위에 내려앉고, 단어 사이에 숨고, 형태가 되어 우리 앞에 나타난다.
현실의 반대편이 아닌 우리가 아직 도달하지 못한 또 다른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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